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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나이듦이 고맙다

by 수다스러운 햇빛 2023. 5. 14.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인생은 생로병사의 연속이다.  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성형을 하고 보톡스를 맞아도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기 마련이다. 그 흔적을 인위적으로 지우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멋지고 아름다워 보인다. 저자 김동길 또한 애써 세월을 막지 않고 순응하며 사는 분인 것 같다. 물론 그가 순응하는 대상은 하나님일 것이다.

 

저자는 미수(米壽)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방식으로 우리사회에 보탬이 되려고 하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쯤 되면, 인생은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다. 10대 때는 20대가 한참 어른처럼 보이고, 20대가 되면 30대는 아저씨 같고, 30대가 되면 인생 다 산 것처럼 40대를 두려워한다. 그 이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과연 저자는 나이듦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알고 싶다.

 

기본적으로 저자의 인생 버팀목은 개신교다. 목차를 보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들이 무거워 보이는 것들이다. 인생의 연륜이 없으면 쉽게 말하기 어렵다. 각각의 주제들에 대해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주제들은 살면서 계속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인 것 같다.

 

저자는 늙음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 “이미 늙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데서부터, 진실한 삶도 시작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늙어가고 또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다. 그것을 젊을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나이가 들수록 절감하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진실한 삶을 하루라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늚음 속에서 바람직한 삶의 모습으로, 내 경험, 내 생각, 내 고집으로 살았던 생활을 내려놓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께 겸허히 나아가 하나님만을 붙드는 순간순간을 살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나이에 비례해 자기 생각에 대한 확신이 강해서, 그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나님 대신 고집만 붙드는 순간 그 인생은 정말 초라해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영원히 살 것처럼 하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죽음과 늙음을, 담담하게 맞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늙음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여실히 드러나는 문장이 하나 보인다. “사명이 있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 이루면 가야 한다. 노년의 시간이란 그 사명을 완성해 가는 귀한 시간이다.” 물론 저자에게 그 사명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 같다.

 

사실 나는 방송에서 저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 채널을 돌린다. 한때는 그가 젊은 사람들을 위해 쓴 에세이를 읽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견해와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 독설을 하는 것을 보고는, 선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집착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워 그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것은, 혹시나 나의 편견이나 오해로 백 년 가까운 그의 인생을 섣불리 판단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가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열심히 살아온 분임은 인정한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도 그로부터 배울 것도 있었다. 누구나 나이 먹고 또 때가 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때를 어떻게 대비해야 후회 없는 삶이 될 수 있는지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듦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그리고 주어진 시간을 자신의 사명을 완성하는 데 사용하자. 그러면 우리는 자신의 나이듦이 고마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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