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얼리 업계의 전설이라지만, 이재호 회장은 금시초문이다. 그가 창업한 리골드 또한 들어본 적 없다. 그럼에도 비록 학교에서 제대로 된 기초교육조차 제대보 받지 못했지만, 한 분야에서 50년 이상 일하면서 쌓은 경험은 인생 후배들에게는 보석처럼 가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여느 자서전의 주인공처럼 그는 남들이 부러워할 수천 억 대의 자산가로서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어떻게 하면 먹을 것을 찾을 수 있을까’부터 걱정해야 할 만큼, 생존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는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삶이었다. 굶는 것이 뭔지 모르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할아버지 세대에게는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당사자가 아니고 그저 결과만을 가지고 해석한다면, 저자의 결핍이 오늘의 부자로 만들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쉽게 정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이 이렇게 결핍해도 되나 싶을 만큼 다들 그렇게 힘겹게 살아왔다. 거지가 아침마다 이집 저집 기웃거리며 구걸하는 것도 자주 보인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달랐기에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부는 아니다. 핵심은 돈을 벌려고 애쓰지 말고, 돈이 저절로 들어오게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자신을 필연적 부자로 생각할 만큼 경험을 통해 얻은 이 부자의 법칙을 확신하고 인생의 후배들에게 이를 강조한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역설적이지만 돈은 간절히 원할수록 도망간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 1월 아이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인 웨인 크레츠키의 말을 인용했다. "나는 아이스하키의 퍽이 어디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갈지를 생각하고 경기를 한다."
결국 돈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돈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기다려야 한다. 돈은 빛보다 빠르다. 당연히 돈은 사람보다 훨씬 빠르다. 절대로 달리기 경주하듯 돈을 쫓아서는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돈의 길목 내지 돈이 알아서 들어오는 시스템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대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상대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부터 생각한다. 이에 반해 저자는 내가 상대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지부터 생각한다. 물론 저자도 처음에는 상대의 지갑에서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꺼낼 수 있는지부터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스님과의 만남 이후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때부터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수십 억 대의 부자에서 수천 억대의 부자로 성장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저자는 이를 의도하지 않았고, 그저 타인의 행복을 위해 일을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을 뿐인데, 덤으로 엄청남 부가 알아서 자신에게 들어온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이익을 좇는 사람인가, 상대방에게 이익이 되고자 하는 사람인가? 나는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내가 살면서 경험한 것의 전부다.”
그렇다고 남에게 도움이 되라는 것은 대가 없는 봉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남을 돕는 데는 당연히 대가가 있어야 하며, 원하는 만큼 돈을 벌고 싶다면 그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 타인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그들을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자신의 기술을 업계의 사장님들과 공유하고 또 기술을 알려줌으로써, 우리나라의 주얼리업계의 기술을 진보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생각에 기인한 것이다.
저자의 터득한 부자의 법칙에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덧붙인다면, 저자의 배우려는 태도다. 배운다는 것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배우려는 의지나 욕구가 강하다는 의미다. 아무리 잠재적 재능이 뛰어나도 알고 싶어 하는 욕구 없이 저절로 알 수는 없다. 학창시절 기계적으로 공부했지 내가 궁금해서 알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마음에 공부한 적은 없다. 그래서 공부 시간이야 1등하는 친구와 차이는 없고 결과는 늘 중간 수준이었다.
배우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은 곧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강하다는 의미가 된다. 인생이란 결국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그 성공 여부가 갈린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배우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고, 배울수록 문제 해결 능력은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다.
저자는 학교 공부 기회가 없어 초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보다 배우려는 욕구가 강했고 또 자기 문제를 모든 역량을 발휘해 해결해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학벌은 최고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작은 부자는 미련해 보일 만큼의 성실함으로 가능하지만, 큰 부자는 상대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부터 고민함으로써 필연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CEO의 기도 (0) | 2023.05.18 |
---|---|
인플루엔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0) | 2023.05.17 |
그때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말 (0) | 2023.05.15 |
나이듦이 고맙다 (0) | 2023.05.14 |
직언 : 부정적 감정 등에 대처하는 스토아 철학자들의 방법 (0) | 2023.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