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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주식투자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조바심, 70:20:10 법칙

by 수다스러운 햇빛 2023. 5. 21.

1. 도입

 

대한민국 성인 중에 주식에 관심 없는 사람은 드물다 일단 주식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서점에 가서 대박의 비법이 들어 있을 것 같은 요란한 제목의 주식 입문서를 선택한다 이 책은 주식 투자의 기술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라기보다는 주식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 바닥인지 알려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본격적인 재테크 서적도 아니다. 저자 정순우가 경제신문 기사로서 3년간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취재 과정에서 경험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10여 년 전에 나왔지만 주식투자자에게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2. 요약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 책은 주식투자의 기술이 아니라 대한민국 주식시장 판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데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는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원칙들을 제시한다. 이런 이유로 투자원칙과 (세상물정이라는 말에 연유하여) 주식물정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내용을 정리했다.

 

주식 투자 원칙은 전문가들마다 큰 차이가 없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투자 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가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것은 펀드든 주식이든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조바심이다. 13년간 27배의 수익률을 창출한 워렌 버핏의 펀드의 경우도, 조바심 때문에 기다리지 못하고 중도 해지한 가입자가 절반 이상이나 된다. 물론 이들은 이익은커녕 손해만 보았을 뿐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과 일정부분 일맥상통한다.

 

투자전문가는 주식을 투자할 때 어떤 종목을 고르냐는 가장 마지막 고려사항이라고 조언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투자의 기본은 시장을 70% 고려하고, 20%는 업종을, 10%는 종목을 고려하는 70:20:10의 법칙이다. 이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개별 부동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산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원칙과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이제 이 책의 주요 관심사인 대한민국의 주식 시장판을 살펴보자. 시장판이라는 어휘에서 부정적 뉘앙스를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책은 대한민국 주식 시장의 빛과 그림자 중에서 그림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시장판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선택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현금인출기로 바뀐 지 오래다. 그만큼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대한민국 선물옵션 시장은 도박판으로 변질되었고, 코스닥 시장의 경우 오르는 종목 중 70%는 작전세력이 붙어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혼탁한 상황이다. 적어도 이 책이 출간된 10년 전에는 그랬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의 어두운 현실의 한 단면이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소위 슈퍼 개미들의 대박신화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말 그대로 그것을 신화로 평가절하 한다. 슈퍼개미들이 수 천 퍼센트의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은 확인된 적 없고 그들의 주장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그런 신화를 자산으로 투자자문사, 증권방송, 증권카페 등을 운영하며 개미들로부터 돈을 벌고 있다. 초절정고수라는 그들이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은 주식시장이 개미가 돈 벌기에는 위험천만한 시장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들에게 주식매매를 권유하는 증권사들이 정작 자신은 주식을 안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개인들의 주식투자를 유도한다. 주식투자대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비싼 HTS와 스마트 폰을 공짜로 주기도 한다. 여기에 정기적인 투자설명회도 빠지지 않는다.

 

저자는 주식투자대회를 수익률 대회라고 폄하한다. 대회 1등이라는 간판은 유사투자자문사나 증권방송, 주식카페 등의 운영에 도움이 되는 스펙이다. 그래서 1등을 위해 차명계좌 등을 사용하는 편법을 사용하여 손쉽게 1등을 조작해 낸다. 물론 투자대회 참가자들이 열심히 단타 매매하는 사이 증권사의 수수료는 점점 쌓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애널리스트는 왜 사라고만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대형 자본조달이나 M&A시장은 외국계 증권사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주가 관리를 하는 주식담당자의 말은 신뢰할 수 있을까? 그들은 이런 저런 소문에 대해 무조건 괜찮다고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낭패를 보기 쉽다. 사실 기업의 생존과 관련된 중요 정보를 일개 주식담당자가 알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순진한발상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공시제도는 워렌 버핏이 격찬할 정도로 선진화된 제도이다. 그러나 조회공시의 경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여기저기 허점투성이다. 답변공시의 유형은 긍정, 부정, 미확정 등 크게 3가지다. 기업은 대부분 미확정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미확정 공시의 경우는 1개월이라는 기간의 답변 유예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제로는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확정이라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에 악영향을 끼쳐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은 파산 절차를 밟고 있으면서도 미확정이라고 말함으로써 미처 대비하지 못한 주주들의 주식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일 것이다.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는 투자자들의 가치판단에 가장 기초적인 정보다. 따라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는 무엇보다 신뢰할 만한 자료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내 회계법인들의 매출 중 감사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나 된다. 이것이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기업들을 있는 그대로 감사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업을 감사하고 그 수수료로 먹고 사는 회계법인도 생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둘 사이의 불편한 동거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3. 결어

사회 초년생처럼 순진한 사람들은 세상물정 몰라 사기당하기 쉽다. 같은 의미로 주식 초보도 주식 물정 모르고 덤비다가는 낭패 보기 일쑤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 심판이 바로 옆에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데도 경기에서 반칙이 난무하는 게 다반사다. 하물며 컴퓨터 앞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돈 놓고 돈 먹기 하는 게임에서 스포츠맨십을 기대한다는 것이 어쩌면 바보스럽게 보일지 모른다. 이 와중에 때로는 심판마저 특정 편에 서서 편파 판정을 하기도 하니 스스로 몸조심 하지 않는다면 사후에 누구를 원망해봐야 소용없다.

 

이 책은 이렇게 주식 물정에 어두운 사람들에게 주식 시장이 약육강식의 원리에 따라 강자만 살아남는다는 생태계의 비정함을 보여준다. 여기서는 오직 이겨서 살아남는 게 지상과제일 뿐이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온갖 추잡한 방법까지 동원하며 돈 벌기에 혈안인 세상이다. 소심한 사람들의 눈에는 주식 시장에 참여한 구성원들, 특히 증권사, 투자은행, 자문회사, 외국인들이 모두 사기꾼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런 소심함이 주식을 멀리하게 만들어 미래의 손실을 예방하게 하는 행운을 그들에게 줄 수도 있다.

 

주식투자 서적들에서 주장하는 비법이라는 내용들은 대동소이하다. 단지 그대로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 트레이딩 같이 감정이 없는 투자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경제는 심리라는데, 주식도 심리가 절반이상이 아닌가 한다.

 

주식을 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주식 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최소한 돈을 잃을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보이기까지 한다. 주식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과 달리 대박 욕심이 앞서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역시 주식투자의 기본 중의 기본은 욕심을 통제하는 능력인 것 같다. 저자가 언급한 조바심이라는 것도 결국 욕심이 너무 앞서기 때문에 생기는 심리적 현상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없다고 판단하면, 주식투자는 하지 않는 게 돈 버는 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주식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런 냉철함을 키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냉철함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그런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에서 박경철 원장은 투자자란 스스로 투자의 철학이 있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투자할 줄 아는 사람이고, 투기꾼은 왜 투자하는지 이유를 모르면서 아무 때나 투자하는 사람이이라고 규정한다. 이 말에 냉철함을 키울 수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스스로 투자자인지 투기꾼인지 구분하고, 그리고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세우는 것이 투자의 냉철함을 소유하는 정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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