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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by 수다스러운 햇빛 2023. 5. 24.

이 책은 재테크 서적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일반적인 재테크 서적과는 내용에 차이가 많다. 비록 저자 짐 로저스가 투자의 대가이지만 특정한 금융상품이나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식으로 재테크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한 인생의 지혜와 그가 살아왔던 과정을 솔직하게 자녀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물론 투자 전문가로 오랫동안 일해 왔기 때문에 그의 인생 지혜는 곧 투자의 지혜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남들이 한창 일할 나이인 37세에 평생을 쓰고도 남을 돈을 벌고 은퇴했다. 그리고 여행, 강연, 집필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에 무관심 했던 그가 예순이 넘은 나이에 늦둥이로 두 딸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직은 어린 두 딸 해피와 베이비에게 들려주는 아빠의 인생 이야기다. 이 딸들이 지금은 아빠의 책을 읽을 수 없겠지만, 언젠가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아빠가 물려준 재산보다 더 큰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어린 자녀를 둔 아빠라면 경제교육을 비롯해 어떻게 해야 자녀의 인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지 자녀의 교육에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많다. 그래서 당장 무엇부터 실천해야 할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굳이 저자의 조언 모두를 실천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고, 대신 꼭 해결해야 할 자신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조언들을 취사선택하여 활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인생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는 조언이다. 인생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는 것은 곧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는 의미다. 투자자 경력이 일천하던 시절, 그는 선배들의 의견에 휩쓸려 잘못된 결정을 내림으로써 큰 손해를 본 경험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관련하여 미국 여자 수영 선수 도나 드 바로나의 경험담이 신선한 충격을 준다.

 

그녀는 1964년 도쿄 올림픽 여자 수영 400m 경기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17살에 불과한 그녀에게 어느 기자가 "신인 시절에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특별한 훈련 방법이 있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나는 항상 다른 선수들을 의식하면서 수영을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을 무시하고 나만의 레이스, 나만의 경기를 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아니 흔들리듯이, 인생이라는 큰 바다에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이 인식해야 할 이야기인 것 같다.

 

이 조언을 곰곰이 되새기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자꾸 내 밖에서 뭔가를 찾아 채우려 한다. 그래서 밖으로 밖으로 나돌기만 한다. 물론 한 번은 미친 듯이 밖에서 찾아볼 필요는 있다.  안으로 가야지 한다고 안으로 가지는 것이 아닐 수 있기에, 안으로 가기 위해서는 역설적이지만 밖으로 갈 필요는 있다. 밖의 끝이 곧 안의 시작이니까.

 

문제는 너무 밖에서 헤매다 보니 이제는 그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은 인생의 정답을 알고 있을 것 같아 소위 잘 나가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송이나 책을 통해 들으며 다른 사람들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이것이 계속을 반복되지만 늘 마음은 공허하다. 왜 내 안의 목소리에 쉽게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것일까?

 

충분히 밖을 보았으니 이제는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내 안에는 다른 사람에게서 있을 것 같았던 답과 재미있는 일들이 파고 들어가면 더 많다. 내 안에는 롤러코스터보다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일들이 나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내 마음의 문을 열어보자. 이 문을 열기 위한 열쇠가 바로 인생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대오각성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대목들 중 몇 가지를 언급해 본 것이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정말 할 일이 없으면 매장 진열대의 먼지라도 닦아라." 14살 때 그는 삼촌이 경영하는 작은 편의점에서 일했다. 손님이 찾는 물건을 물어오면 상품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리고 판매대의 물건을 진열하는 일을 했다. 그는 손님이 없더라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이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 탓이었다. 구두쇠 삼촌은 근면함에 감동을 받고 예고도 없이 월급을 올려 주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중국의 발전은 눈부시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이웃으로 두고 있으니 다른 어느 나라보다 그 발전 속도가 피부에 와 닿는다. 소위 말하는 서구 선진국의 시각에서도 중국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저자 역시 그의 자녀에게 지금은 중국의 시대라고 강조하며 이에 대해하라고 조언한다. 흥미로운 것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은 우리와 달리 평생 외국어 때문에 고생은 안 하고 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자신의 자녀에게 중국어를 배울 것을 권유한다.

 

아울러 수백 년 뒤 지금 사용하는 언어 중 30개 정도만이 통용되며, 두 딸에게 생존할 수 있는 언어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를 꼽으면서 살아남을 언어에 승부를 걸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그가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이사를 한 것은 이제 열 살, 다섯 살인 두 딸에게 중국어와 아시아를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이밖에도 '널리 통용되는 상식도 틀릴 때가 있다', '신문을 읽어라, 그러나 100% 믿지는 마라', '전 세계를 너의 무대로 만들어라', '생각의 틀을 넓혀라',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실수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미래를 내다봐야 백만장자가 된다', '다이몬드를 사려면 다이아몬드를 공부해라' 등 짐 로저스의 경험담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하나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항상 옆에 두고 수시로 읽고 실천해 나가야 할 지혜들이다.

 

끝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새겨볼 몇 가지 조언들을 인용해 본다.

 

"아빠를 포함해 다른 어느 누구의 꿈도 아닌, 너희들의 꿈에 집중해라. 많은 이들이 자식이나 배우자, 부모, 친구들을 위해 살려고 하나. 자신에게 부여된 과도하고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스로의 삶을 밧줄로 옭아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면 정작 자기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회를 놓치게 되고 마지막엔 기회 상실에 따른 후회만 남을 것이다."(특히 자신의 생각은 스스로 철저히 배제하고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에 따라 인생 목표, 학과, 직업, 직장, 결혼 등의 인생의 중대사들을 결정하는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

 

! 하느님, 제가 틀렸습니다. 그것은 바보 같은 일이 아니라 제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자녀 무용론을 주장했던 그가 두 딸을 얻은 후 했던 말)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 중 현재와 같은 국경과 정치체제를 200년 이상 이어 온 나라는 하나도 없다. 세상은 계속해서 바뀐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

 

"식료품을 살 때는 출발 전에 배를 채워라." (생활의 지혜일뿐 아니라 매사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라는 의미)

 

주변 사람들이 너희들의 아이디어를 조롱하거나 일하는 방식이 이상하다고 비웃으면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라. 다수의 의견이나 주장을 무시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성공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주인공은 언제나 대중과 다른 길을 간 사람이 대부분이다.”

 

"딸들아, 너희들도 꿈을 이루기 바란다. 너희들의 삶도 행복과 성취감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뭐가 됐든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삶의 목표와 비전, 미래는 너희들 자신이 결정해야 하고 스스로 그 길을 헤쳐 나가야 한다."

 

"다른 사람이 네 생각을 대신하게 하지 마라."

 

 

지금까지 특히 인상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를 이렇게 요약하고 싶다. 어떠한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을 진정한 행복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서 찾고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외부의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지혜도 투자의 지혜도 결국 자신의 생각 속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좋은 환경까지 제공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싱가포르에 사는 자녀의 어린 자녀들처럼 말이다.

 

이 책을 통해 투자의 지혜뿐 아니라 인생의 지혜를 많이 배웠다. 실제로 몇 가지는 일상에서 꼭 실천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무엇보다 공부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남들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바깥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끝으로 언제가 생길 나의 자녀들에게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인생의 지혜 혹은 투자의 지혜를 담은 작은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상업용 책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책이 아니라 아빠의 삶과 정성이 담긴 작은 노트여도 좋겠다.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삶과 인생철학 혹은 인생의 지혜를 책으로 써서 물려준다면 평생 잊지 못할 유산이 될 것이다. 자녀의 잘못으로 물려받은 재산은 사라질 수 있지만 그가 물려준 책은 영원히 집안 대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질 것이다. 또한 인생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물론 이전에 아빠가 열심히 사는 게 먼저이다. 그래야 빈 노트에 한 글자라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gift to my children : a father’s lessons for life and investing” 자녀를 대상으로 하여 썼다지만 남녀노소 가릴 것이 없이 인생과 투자에 필요한 지혜를 담고 있으니, 누누나 읽고 참고해도 좋겠다. 다행히 200페이지도 채 안 되는 분량이라 읽기에도 부담이 없어 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의 전작들에 관심이 자연스럽게 옮겨진다. 19793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투자업계에서 은퇴한 후 전 세계를 유람하면서 자유인의 삶을 즐겼던 과정을 그린 어드벤처 캐피탈리스트가 최우선 목록이 될 것 같다. 사실 투자 전문가라는 그의 이력보다는 오히려 그 이후의 삶에 더 눈길이 간다. 물론 그가 벌었던 엄청난 돈을 포함해서. 그런데 집필과 강연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은퇴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전직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아무튼 당장 어드벤처 캐피탈리스트를 주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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