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계발

당신에겐 그런 사람이 있나요

by 수다스러운 햇빛 2023. 5. 28.

저자 무무는 전작 사랑을 배우다에 이어 다시 한 번 사랑을 주제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유사 이래 인간에 있어 사랑만큼 영원한 주제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각자 나름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그중에서 가장 바람직해 보이는 것은 사랑은 둘이 하나가 되어 삶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여행이라는 이 책의 구절이다. 이만큼 사랑에 대해 이상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할아버지 세대에서 흔히 사용했던 반려자 혹은 동반자라는 말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이 책에는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저자는 셰익스피어, 카뮈, 무라카미 하루키, 소로, 레비나스, 브레히트와 비숍, 소크라테스, 셍텍쥐페리 등 저명인사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남다른 통찰과 탈무드 등의 고전, 그리고 엘비라 마디간, 이프 온리, 진실한 사랑 등의 영화와 음악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떠난다.

 

물론 정답이 없는 여행이다. 사랑을 딱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사랑을 두고 전혀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고도 하고,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야 하느냐고도 한다. 그만큼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다.

 

예전에 국어 시간에 배운 우리 고시조에도 사랑을 이야기한 대목이 있다. 사랑이 어떻게 생겼더냐? 네모인가 둥글던가 냄새는 어떠하며 맛은 어떠한가 하는 내용들이다. 아마도 사랑은 영원히 알 수 없는 미지의 그 무엇인 것 같다. 그럼에도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그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한다. 비록 슬픈 비극으로 끝날지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들은 불처럼 강렬하고 자극적인 사랑을 원한다. 불같은 사랑은 젊은 시절 잠깐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다. 그러나 나는 물처럼 고요하고 은은한 사랑을 추구한다. 불같은 사랑은 지속가능한 사랑이 아니다. 행복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사랑은 이를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긴 인생에서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물처럼 은은한 사랑을 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사랑이 뭐냐고 많은 말을 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랑의 본질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것 말이다. 유행가에 흔히 나오는 가사처럼 들리지만, 사랑이 불행해지는 시기는 대개 주는 것만 생각하다가 어느 날 받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다. 어느 날 남자가 여자를 또는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기는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연인이 헤어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이때가 아닐까?

 

물론 의지를 통해 억지로 식어가는 사랑을 잡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 그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사랑이 나의 의지로 내게 다가오지 않았듯이, 사랑이 지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저 오는 사랑을 막지 않고 가는 사랑을 붙잡지 않으면 족하다. 인생이 불행해지는 것은 이를 인위적으로 거부하려 들기 때문이다.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성숙한 사람은 지나간 사랑을 원망하거나 붙잡지 않는다. 이미 끝난 사랑이라면 그만 내려놓아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평생을 함께 해야만 그 사랑이 완전해지고 그런 사랑이라야만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 사랑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할머니와 사별하고 함께 했던 추억을 기억하며 10년을 보냈다는 어느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할아버지는 함께 있을 때 그 사랑을 온전히 만끽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만약 그렇다면 사별한 후엔 단 1초도 기억에서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은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일 것이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가버린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가 아니라 사랑이 머물러 있는 동안 그 사랑을 충분히 즐겼냐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가까이 있는 행복을 잘 못 느낀다.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살아 숨 쉬는 것이 고맙고, 아침이면 변함없이 동쪽에서 떠오르는 따사로운 태양이 고맙고, 저녁이면 고요한 달빛이 고맙고, 무더위에 내려주는 한 줄기 비가 감사하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어제 그랬다고 오늘도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김없이 보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고맙다.

 

당신에겐 그런 사람 있나요? 묵묵히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 사랑한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 함께 있으면 내 발에 꼭 맞는 구두 같은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하는 인생이라면 정말 잘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생기길 기대한다. 여기에 한 마디 덧붙이고 싶어진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냐고.

 

 

지금까지 책을 읽고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를 이렇게 요약하고 싶다. 사랑이란 인생이라는 바다 위에서 파도와 함께 싸우며 행복이란 육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뻔한 말이지만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사랑의 의미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고할 만할 내용들이 많다. 물론 자신에게 의미 있는 답만 있다는 것과 함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음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생의 목적은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너에게는 너만이 완성할 수 있는 삶의 목적이 있고 그것은 네 사랑으로 채워야 할 것이지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참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사랑을 다룬 책이지만 책 곳곳에 있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들도 많이 배웠다. 특히 평생을 함께한 사랑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언제가 나도 나의 사랑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그리고 나중에 나의 자녀들에게 이를 들려주고 싶다. 많은 커플들도 이를 실천해 봐도 좋을 것이다.

 

반응형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행복을 쓰다  (0) 2023.05.28
될 때까지 끝장을 보라  (0) 2023.05.28
하루 5분 엄마의 말습관  (0) 2023.05.27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0) 2023.05.24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0) 2023.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