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귀 하나가 무너져버릴 것 같은 삶에 큰 힘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나오는 글들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2001년 8월 1일에 시작해 변함없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아침편지에서 새로운 힘을 얻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글귀 하나가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게 하고, 내일과 운명을 더욱 빛나게 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이 전작과 다른 점은 독자들이 스스로 필사할 수 있도록 여백을 준비해두었다는 점이다. 눈으로만 읽는 독서가 아니라 글 쓰는 독서까지 배려한 것이다. 필사가 좋은 까닭은 쓰는 행위 자체만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 자체만으로 명상과 치유의 소중한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책에는 익히 알고 있는 법정, 이해인, 공지영, 톨스토이, 생텍쥐페리, 파울로 코엘료 등의 유명 인사의 글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의 좋은 글이 소개되어 있다. 명사의 수만큼이나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이 너무 많다. 그 중에는 평생 마음에 담아 가고 싶은 글도 있다. 다음은 책의 내용 중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들을 중심으로 간략히 적어본 것이다.
이런 대목이 있었다. “자신다울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항상 자신다움을 잃지 않는 일관성, 조금 부족하고 조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신다움을 유지한다면 그런대로 사람들과 같이 사이좋게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다움의 실체는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탁닉한의 말에 힌트가 보인다. 탁닉한은 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물론 바라보는 대상은 자기 마음이다. 우리 자신 속을 깊이 들여다볼 때 우리는 그 안에서 꽃과 쓰레기들을 함께 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원사가 거름을 꽃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알듯이 우리 또한 분노와 미움, 우울증과 차별심을 사랑과 이해로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행위가 바로 명상이다. 탁닉한은 독자에게 명상의 효용을 설명하며 명상해 볼 것을 권유한다.
몇 년 전에 명상을 해 본 적이 있긴 하다. 차드 멩 탄의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책을 읽고, 명상이 감성지능을 키울 수 있다는 말에 시작해 본 것이다. 두 달 정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해봤는데 감성지능이 향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상을 차분하고 시작하고 또 진지하게 마무리하는 마인드를 생겼던 것 같다. 다만, 지속적으로 연습하지 못한 까닭인지 이제는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이제 다시 명상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번에는 좀 더 오래 연습해봐야겠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만큼 힘든 것이 사람과의 관계다. 심리학자 아들러의 주장처럼 인간의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다시 말하면 인간관계만 원만해질 수 있다면 우리 삶은 행복에 이르는 길목에 서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법정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다가온다.
스님은 좋은 만남에는 향기로운 여운이 감돌아야 하는데,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좋은 만남의 전제 조건은 내 삶이 먼저 빛나야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내 곁에 괜찮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나의 진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그만한 그릇밖에 안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마음 깊은 곳에서 인정하는 데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평생 동안 마음을 갈고 닦은 법정 스님의 깨달음을 감히 책 한 번 읽고 얻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길이 멀지만 그럼에도 한 뼘 한 뼘 가다보면 내 사막에도 별이 뜰 날이 찾아올 것이다. 어제를 버텼으니, 오늘을 지날 것이고, 그렇게 내일의 나는 더디지만 조금은 수월한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힘들 때는 실컷 울 것이다. ‘운다(泣)’라는 한자는 ‘눈물 루(淚)’자의 삼수변에 설 립(立)자를 쓴다. 실컷 울고 난 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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