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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박금선

by 수다스러운 햇빛 2023. 6. 1.

이 작품은 저자의 첫 번째 에세이라서 귀하다. 저자는 MBC라디오 여성시대22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해온 작가 박금선이다. 이 책에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을 통해 깨닫게 되는 인생의 교훈 50가지가 담겨 있다. 여성들을 대상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만큼 여성들의 삶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대한민국 여성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자신의 삶가 비교하며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땅에 태어난 여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식에서 직장인, 아내, 그리고 엄마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간관계 또한 복잡해진다.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 또한 그 책임만큼 삶의 무게도 느낀다. 하고 싶은 일만 하던 예전의 모습을 생각하면 조금은 억울할 법도 하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것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해내야 한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숙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거창한 일들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인생의 행복은 작은 것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저자도 나의 생각과 비슷한지, 살면서 그리운 사람에게 전화하는 일을 미루지 말라고 한다. 전화하는 데 몇 분 소요되지도 않는 이 사소한 일을 우리는 미처 하지 못하고 있다. 값비싼 선물을 줘야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행복해지는 방법을 무슨 큰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3분 전화걸기를 추천해주고 싶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나의 후회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셨다. 생전에는 어린 마음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참 많았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보니 내 이해심이 부족했음을 절감한다. 누구나 그렇게 사는 것인데,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 채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하고 보내드렸다. 왜 진작 전화 한 통이라도 못했는지 아쉽고 죄송하다. 이제 남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후회의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겠다.

 

살다 보면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더 큰 것을 위해서 말이다. 저자는 조금 살아 보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안 되는 일을 놓아 버릴 줄 아는 것도 용감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게 참 힘든 일이다. 저자의 말처럼 포기는 포기하지 않을 때보다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포기란 나의 한계와 평범함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작고 초라한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과정이기에 소중한 것이다. 새해에는 포기로써 조금 더 현명해진 나를 만들어야겠다.

 

주위를 둘러봐도 여자로서 산다는 것이 참 녹록치 않은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늘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밀린 숙제다. 물론 저자의 조언대로 힘들게 억지로 해야 했던 일들과 그에 따르는 인내와 희생이 자신을 조금은 따뜻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준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물론 그래서 인생 선배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인생 선배들은 돌이켜 보니 인내와 희생이 인생을 한꺼번에 제일 많이 배우는 과정이라고, 당장은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결국은 나를 키울 수도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왜 나는 늘 지나고 후회하는 것일까?

 

나는 여자 남자를 떠나서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을 돕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스스로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거기다가 이 말을 덧붙였다. “다른 수단은 다 환상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도 스스로 좋은 삶을 살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 가기 기억해야 할 것은 책임과 의무에 지친 여성이 나만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여성이 나와 같은 삶의 고단함을 느끼며 산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이 더 많을지 모른다. 그러니 너무 힘들어하거나 외로워하지 말자. 우리는 인생이라는 큰 숙제 앞에서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22년 동안 남의 인생이 담긴 편지를 읽으며 느낀 것은, 남의 인생은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니 슬프면 슬픈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남의 인생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미움과 원망, 편견으로 깨지고 갈라져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다시 들여다보면, 아름답지 않은 그 인생도 무언가를 품어 내고 길러 내고 있다. 누가 뭐래도 그것은 아름답다. 그렇다. 우리는 이렇게 작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을 위로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다. 멀리서만 아름다워 보인다 해도, 우리는 진정 아름답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얻고 이 책을 덮는다.

 

인생 별거 없다. 나도 별거 없듯이 너도 별거 없다.  그냥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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